동유럽 발칸 여행은 신선한 감동 그 너머...!
아틀랜타 공항에서 약 9시간을 비행해
드림 투어의 집결지인 뮌헨에 도착하며 시작된
13박 14일의 여정(5월 4일~5월 17일).
박물관과 미술관을 중심으로 한 서유럽 여행과는 달리,
이번 여정에서는 싱그러운 푸른 바다와 하늘을 품은 프라하,
도나우강을 품고 흐르는 부다페스트,
그리고 한국전쟁의 흔적을 떠올리게 하는 총탄의 상흔이 아직도 남아있는
보스니아와 크로아티아를 마주하며 신선한 충격과 깊은 감동을 느꼈다.
오스트리아 퓌센에서는 수많은 호수를
"바다"라고 부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바다 없는 이 지역에서는 알프스의 맑고 푸른 호수를
"See(바다)"라고 명명하며
자신들만의 특별한 바다를 만들어낸 듯 하다.
짤츠부르크 시내를 거닐다가 붉은 벽돌 4층 건물의 유리창 너머로
금박의 악보를 발견했을 때,
그 아래 적힌 "모차르트 생가"라는 독일어 표식과 함께,
마치 창밖으로 "피가로의 결혼" 서곡의 음률이 새어나오는 듯한
환상적인 느낌이 들었다.
오스트리아에서 조심해야 할 질문이 있다면,
"수영할 줄 아느냐?", "스키 탈 줄 아느냐?"일 것이다.
국민 스포츠인 수영은 여름철 볼프강에서,
스키는 겨울철 알프스에서 성행하기 때문에
이 질문은 당연한 전제처럼 여겨지는 듯 하다.
중세 시대 부의 상징인 소금광산 도시, 할슈타트의 아름다운 경관을 품은
호숫가를 거닐며 한적한 마을길의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즐겼다.
체코의 수도 프라하로 향하기 전, 잠시 들렀던 체스키크롬로프.
긴 계단을 따라 전망대에 오르니, 노을을 배경으로 한 블타바 강과
르네상스 양식의 탑이 우뚝 솟아있는 크롬로프성이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졌다.
다음 날, 신비롭게 푸른빛을 띠는 프라하의 아침 하늘.
마치 어린 시절 고국에서 맞이했던 가을 하늘을 떠올리며
청정한 공기를 깊이 들이마셨다.
프라하 성과 바츨라프 광장, 대통령 관저를 거닐며 도시의 숨결을 느끼고,
특히 해질녘 천문 시계의 2분간 펼쳐지는 쇼를 촬영하려고 몰려든
전 세계 여행객들의 스마트폰 포즈는 장관이었다.
그러나 이 쇼가 진행되는 동안 소매치기가
가장 활발하게 움직인다는 소문도 있으니,
구경도 중요하지만 지갑과 여권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다.
부다페스트에서는 도나우강에서 유람선을 타고 야경을 감상했다.
국회의사당, 삼위일체 성당, 겔레르트 언덕의 승리의 여신상이
황금빛 조명 아래 찬란한 자태를 뽐냈다.
오염된 세느강과는 또 다른, 부다페스트만의 특별한 정취를
만끽할 수 있었다.
크로아티아의 폴리트비체 국립공원은 딸들이 추천한
"버킷 리스트" 중 하나로, 기대가 컸던 곳이었다.
웅장한 이과수 폭포나 나이아가라 폭포가 교향곡이라면,
폴리트비체 폭포는 섬세한 실내악과 같은 매력을 지녔다고 할까?
금강산 12폭과도 닮은 이곳은 선경(仙境)처럼 신비롭고도 아름다웠다.
크고 작은 호수들이 맑고 투명하게 이어지는 모습은
마치 꿈처럼 느껴졌다.
보스니아 Grand Hotel Neum에서의 다채로운 만찬 후,
가볍게 산책을 나선 바닷가.
탁 트인 해변 가까이에 자리 잡은 수많은 홍합과 자그마한 성게들이
마치 60년대 동해 바다를 떠올리게 했다.
투박하지만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더욱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마침내,
이번 발칸 여행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인 드브로브니크로 이동했다.
"아드리아 해의 진주"라 불리는 이곳은 이름 그대로 보석 같은 도시였다.
구시가지 플라차 거리, 그리고 웅장한 돔이 돋보이는
드브로브니크 대성당(바로크 양식과 르네상스 건축, 로마적 표현이
조화를 이룬, 이탈리아 건축가 버릴리니가 설계)에서
한 걸음 한 걸음 역사의 숨결을 느꼈다.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한 촬영 또한 여행의 소중한 한 페이지가 되어주었다.
저녁 무렵, 메주고리예 성지에 도착했다.
서유럽 여행에서 루르드, 파티마, 바뇌를 방문했던 만큼
이번 여행의 목표 중 하나였던 메주고리예 방문은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희망, 기쁨, 평화의 사람이 되어라!"
성모님께서 남기신 메시지를 가슴에 새기며
성 야고보 성당의 성모님 상 앞에서 조용히 감사의 묵상기도를 올렸다.
성당 야외의 ‘치유의 예수님’ 동상 앞에서는
절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대표적인 도시인 모스타르에서는
네레트바 강을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하며
자갈길이 이어진 터키인 거리의 이국적인 풍경을 만끽했다.
그러면서 문득, 언젠가 이스탄불을 방문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발칸 지역을 여행하며 전쟁의 흔적이 여전히 곳곳에
남아 있음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크로아티아와 보스니아의 거리에는 총탄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는
건물들과 무너진 성벽이 폐허처럼 자리하고 있었다.
발칸 지역을 여행하며 전쟁의 흔적이 여전히 곳곳에
남아 있음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크로아티아와 보스니아의 거리에는 총탄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는
건물들과 무너진 성벽이 폐허처럼 자리하고 있었다.
발칸 지역을 여행하며 전쟁의 흔적이 여전히 곳곳에
남아 있음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크로아티아와 보스니아의 거리에는 총탄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는
건물들과 무너진 성벽이 폐허처럼 자리하고 있었다.
그 가까운 곳에는 전쟁 희생자들의 묘소가 있는 교회들이 있었고,
그 앞에 서자 어린 시절 겪었던 6.25의 참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이곳에서도 전쟁의 아픔이 얼마나 깊이 배어 있는지
절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더욱 감회가 깊었던 것은,
이곳 보스니아가 유엔 평화유지군(1992-1995)으로 복무했던
아들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이라는 점이었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아들이 이곳에서 보냈던 시간을 떠올리며,
그가 걸었던 길을 따라가 보는 순간이 참으로 뜻깊었다.
전쟁의 상처 속에서도 삶은 계속된다.
역사의 아픔을 간직하면서도
앞으로 나아가는 이곳 사람들의 모습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크로아티아 제2의 도시 스플리트에서는
성 도미니우스 대성당을 마주하며 감탄이 절로 나왔다.
서기 7세기에 봉헌된 이곳은 가장 오래된 로마네스크 건축물 중 하나로,
두꺼운 벽과 반원형 아치가 웅장한 기운을 자아냈다.
그리고 그레고리우스 닌 주교의 동상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며,
라틴어 예배를 통해 종교를 독점하려 했던 상류층에 맞서
시민들이 크로아티아어 예배를 요구했던 역사적인 순간을 떠올렸다.
3000년의 역사를 품은 고대 항구도시 자다 르,
그리고 이곳에서 들을 수 있는 특별한 음악...
‘바다 올간’이라 불리는 이 경이로운 음향 예술품은
대리석 계단 아래 설치된 35개의 파이프를 통해
바람과 파도에 따라 변화하는 멜로디를 들려주었다.
세상의 어떤 악기보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소리였다.
그리고 저 멀리 펼쳐진 아드리아 해를 바라보며,
바리 코른웰의 시 《The Sea》를 떠올렸다.
"The sea! the sea! the open-sea!
The blue, the fresh, the ever-free!"
"바다여, 바다여, 탁 트인 바다여!
싯푸름, 신선함, 가없는 해방감이여!"
슬로베니아의 수도 류블랴나는 이름 그대로 ‘사랑스러운’ 도시였다.
세 개의 다리가 하나로 연결된 삼중교와 바로크 양식으로 재탄생한
니콜라스 대성당이 더욱 인상적이었고,
특히 시내 관광후 들어간 Austria Trend Hotel은 금혼식을 지난지
얼마 안되는 저희 부부에게는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다.
호숫가를 품은 블레드에서는 붉은 지붕의 마리아 승천 성당이
빼어난 경관 속에서 신비롭게 자리하고 있었다.
사랑을 이루어 준다는 전설 속 종소리를 듣는 듯 아름다운 순간을 담았다.
그리고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 가톨릭 국가 크로아티아의 수도 자그레브.
고딕 양식의 두 개의 첨탑이 인상적인 자그레브 대성당이
석양 속에서 장엄한 모습으로 다가왔고,
성 마르코 성당의 빨강·파랑·흰색 모자이크 지붕은
크로아티아와 자그레브의 문양을 담아 여행의 대미를 장식해 주었다.
마지막으로,
반 옐라치치 광장에서 크로아티아의 영웅이었던
옐라치치 장군의 동상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며,
여행을 완벽하게 마무리했다.
이번 여정이 특별했던 것은
아름다운 풍경과 감동적인 순간 때문만이 아니다.
여행을 더욱 빛나게 만들어 주신 분들이 있었기에
그 모든 기억이 더욱 소중하게 다가온다.
밝은 에너지와 유머 감각, 세심한 설명과 배려로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 준 정관식 가이드 님,
총 7개국의 산길, 강변길, 해변길, 시내 곳곳을 누비며,
묵묵히 여행의 발걸음을 추진해 준 체코 기사님,
특히, 저희처럼 8순이 넘은 부부 네 커플을 포함한 모든 여행객이
하루 만보 이상 걷는 일정도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도록
철저한 여행 안배를 해주시고, 수많은 아름다운 장소에서
우리의 최고의 순간을 정성껏 사진으로 담아주신,
드림 투어 사장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이 여행이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새긴 여정이었음을 다시금 실감하면서
저와 아내는 이번 여행의 감동과 추억을 오랫동안 간직하고 싶다.
2025년 5월 말 이일영